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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 10톤을 생산한다는 말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앞선 Part 1~3에서는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하나씩 구체화했습니다.

     

    고객은 무알콜 맥주 생산공장을 원했고,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품질과 사양을 정의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남습니다.

    "그래서 이 공장은 하루에 얼마나 만들어야 하는가?"

     

    처음에는 아주 단순한 질문처럼 보입니다.

     

    "하루 10톤이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공정 엔지니어에게 이 질문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하루 10톤이라는 숫자를 설계에 사용하려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 10톤은 하루 기준인지, 1년 기준인지,
    • 365일 생산하는 것인지,
    • 1년에 몇 일 운전할 것인지,
    • Batch 공정이라면 한 Batch가 얼마나 걸리는지,
    • 설비가 항상 100% 가동된다고 가정해도 되는지,

    그리고 향후 생산량 증가까지 고려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합니다.

     

    즉, 생산능력 결정은 단순한 생산량 숫자를 정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공장의 전체 규모를 결정하는 첫 번째 Engineering Design Basis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1. 고객이 원하는 것은 "하루 생산량"이 아니라 "사업 규모"입니다

     

    고객과의 첫 번째 미팅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무알콜 맥주를 연간 3,000톤 정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만들어주세요."

     

    이제 엔지니어에게는 하나의 숫자가 주어졌습니다.

     

    Annual Production Capacity = 3,000 ton/year

     

    그런데 이 숫자를 바로 설비 설계에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공장이 1년에 며칠 운전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연간 3,000톤을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 365일 운전하는 공장인지
    • 330일 운전하는 공장인지
    • 300일 운전하는 공장인지

    에 따라 하루에 필요한 생산능력이 달라집니다.

     

    330일 운전을 기준으로 한다면, 3,000 ton/year ÷ 330 day/year = 약 9.1 ton/day가 됩니다.

     

    반면 300일만 운전한다면, 3,000 ÷ 300 = 10 ton/day가 됩니다.

     

    같은 연간 3,000톤의 공장인데도 설계해야 하는 Daily Capacity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산능력 결정의 첫 번째 단계는 Annual Capacity를 Daily Capacity로 환산하는 것입니다.

     

     

    2. 그렇다면 365일로 나누면 되는 것 아닌가?

     

    여기서 공정 엔지니어가 한 번 더 생각해야 합니다. 공장은 달력처럼 365일 내내 생산하지 않습니다.

     

    정기보수, 설비 점검, Cleaning, 품질관리, 제품 전환, 원료 수급 문제, 예상하지 못한 설비 고장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프로젝트에서는 일반적으로 운전일 수(Operating Days) 또는 **운전시간(Operating Hours)**에 대한 가정을 별도로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프로젝트에서 다음과 같은 Design Basis를 설정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 Annual Production Capacity: 3,000 ton/year
    • Operating Days: 300 day/year

    그러면 설계 기준 생산능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Design Daily Capacity = 3,000 ÷ 300 = 10 ton/day

     

    이제야 비로소 "이 공장은 하루 10톤을 생산한다"라는 표현을 설계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3. Batch 공정이라면 "하루 생산량"보다 "Batch Size"가 더 중요

     

    무알콜 맥주 생산공장은 하나의 거대한 설비에서 제품이 한 번에 만들어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원료의 투입부터 전처리, 발효, 숙성, 탈알코올, 블렌딩, 여과, 저장 및 충전까지 여러 공정이 연결됩니다.

     

    특히 Batch 방식으로 운전되는 공정에서는 Batch Size와 Batch Cycle Time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10톤의 생산능력이 필요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다음과 같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한 Batch에 10톤을 생산하면 되겠네."

     

    하지만 한 Batch에 10톤을 생산하는 데 24시간이 걸린다면 하루 생산량은 10톤입니다.

     

    반대로 한 Batch가 12시간이면 하루에 두 Batch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10 ton/batch × 2 batch/day = 20 ton/day가 됩니다.

     

    결국 생산능력은 단순히 Tank Volume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Batch Size × Batch Frequency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4. 설비 크기 ≠ 생산능력

     

    여기서 공정설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 m³ Tank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10 m³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Tank에는 Head Space가 필요하고, 원료 투입량과 실제 Working Volume도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Tank Gross Volume = 10 m³
    • Working Volume = 8 m³

    라면 실제 공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10 m³가 아니라 8 m³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Batch 공정에서는 단순히 액체를 Tank에 넣고 빼는 시간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과 같은 시간이 모두 필요할 수 있습니다.

     

    Charging → Processing → Sampling → Quality Check → Transfer → Cleaning → Preparation

     

    따라서 실제 Batch Cycle Time은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Batch Cycle Time = Process Time + Transfer Time + Cleaning Time + Preparation Time

     

    이 차이를 무시하면 설비 용량은 충분해 보이는데 실제 생산량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5. "하루 10톤"을 실제 공정으로 바꿔보자

     

    이제 프로젝트의 설계 기준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고객이 요구한 연간 생산량은 3,000톤이고, 연간 300일 운전을 목표로 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따라서 필요한 Daily Production Capacity는 10 ton/day입니다.

     

    그런데 공정 엔지니어는 여기서 바로 Tank Size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먼저 생산 흐름을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전체 공정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은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Raw Material → Brewing → Fermentation → De-alcoholization → Blending → Filtration → Finished Product Storage → Packaging

     

    이제 각 공정에서 얼마만큼의 물질이 이동하는지를 계산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Yield입니다.

     

    제품 10톤을 생산하기 위해 원료가 반드시 10톤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공정 중 일부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체 공정 Yield를 95%로 가정한다면, Required Feed = 10 ÷ 0.95 = 약 10.53 ton/day가 됩니다.

     

    즉, 최종 제품 10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10.53톤의 Feed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차이는 뒤에서 원료 저장탱크, Pump Capacity, 배관 Size, 폐수 발생량 등을 결정할 때 모두 영향을 줍니다.

     

     

    6. 그렇다면 설비는 정확히 10톤에 맞추면 될까?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설계 개념이 등장합니다. 바로 Design Margin입니다.

     

    실제 플랜트는 설계 당시 예상했던 조건과 항상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습니다.

     

    원료 조건이 달라질 수도 있고, 운전 조건이 변할 수도 있으며, 향후 생산량이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설비를 요구 Capacity와 정확히 동일하게 설계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생산능력이 10 ton/day라고 하더라도,

     

    설계 단계에서는 일정 수준의 여유를 고려하여 더 큰 Capacity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가령 10%의 여유를 단순 적용한다면, Design Capacity = 10 × 1.10 = 11 ton/day가 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모든 설비에 동일한 Margin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Tank, Pump, Compressor, Heat Exchanger, Utility System 등은 각각의 설계 목적과 운전 특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Capacity Margin은 프로젝트의 Design Philosophy와 Equipment Design Criteria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7. 여기서 OEE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설비가 이론적으로 10톤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해서 실제로 매일 10톤이 생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비가 고장 날 수도 있고, Cleaning을 해야 할 수도 있고, 제품 전환에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설비가 운전 중이더라도 설계 최대속도보다 낮은 속도로 운전될 수 있습니다.

     

    제조업에서는 이런 생산성 손실을 설명하기 위해 OEE(Overall Equipment Effectiveness)라는 지표를 사용합니다.

    OEE는 일반적으로 다음 세 가지 요소의 곱으로 표현됩니다.

     

    OEE = Availability × Performance × Quality

     


    Availability는 계획된 생산시간 중 실제로 설비가 운전된 비율을 의미하고, Performance는 운전 중 설계 속도 대비 실제 생산속도를, Quality는 생산된 제품 중 양품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 Availability = 90%
    • Performance = 95%
    • Quality = 99%

    라고 하면, OEE = 0.90 × 0.95 × 0.99 = 약 84.6%입니다.

     

    즉, 이론적으로 100이라는 생산 기회를 가지고 있어도 실제로 고객에게 전달 가능한 양품 생산량은 훨씬 작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OEE를 무조건 설계 Capacity에 곱해서 설비 Size를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OEE는 주로 실제 제조 운영의 생산성 및 손실을 분석하기 위한 지표이며, Process Design 단계에서는 별도의 Operating Philosophy, Availability, Batch Cycle, Maintenance Schedule, Yield 및 Design Margin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8. 생산능력은 결국 "숫자 하나"가 아니다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 공장은 하루에 얼마나 생산해야 하는가?"

     

    처음에는 10 ton/day라는 숫자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Engineering Design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 Annual Capacity는 얼마인가?
    • 연간 몇 일 운전하는가?
    • Daily Production은 얼마인가?
    • Batch Size는 얼마인가?
    • Batch Cycle Time은 얼마인가?
    • 공정별 Yield Loss는 얼마인가?
    • 각 설비의 Required Capacity는 얼마인가?
    • Capacity Margin은 얼마를 적용할 것인가?
    • 향후 생산량 증가를 고려할 것인가?

    이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생산능력 숫자가 설계 가능한 숫자가 됩니다.

     

     

    9. 생산능력을 결정하면 공장의 모습이 달라진다

     

    생산능력은 단순히 생산팀에서 사용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공정설계의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줍니다.

     

    하루 생산량이 증가하면 필요한 원료량이 증가합니다.

     

    그러면 원료 저장탱크의 크기가 커지고, Transfer Pump의 Capacity도 증가합니다.

     

    제품 생산량이 증가하면 Finished Product Storage도 커져야 합니다.

     

    Utility 측면에서는 Steam, Cooling Water, Chilled Water, Compressed Air, Electrical Power 등의 요구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폐수 및 폐기물 발생량 역시 증가합니다.

     

    결국 생산능력 하나가 결정되면,

     

    Process Equipment → Piping → Utility → Storage → Building → Electrical → Waste Treatment

     

    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공정설계 엔지니어에게 생산능력 결정은 단순한 "생산량 산정"이 아닙니다.

     

    공장의 규모를 결정하는 출발점입니다.

     

     

    10. Beer to Zero Project의 생산능력을 결정하다

     

    이제 Beer to Zero Project의 Design Basis를 하나 정해보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고객사의 요구와 경제성을 검토한 결과,

     

    Annual Production Capacity = 3,000 ton/year를 목표로 설정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연간 운전일 수를 300일로 설정하면, Design Daily Production = 10 ton/day가 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설계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이 10 ton/day라는 숫자를 다시 공정별로 쪼개야 합니다.

     

    • 원료는 하루에 얼마나 필요한가?
    • Brewing 공정에서는 한 Batch를 몇 톤으로 구성할 것인가?
    • Fermentation Tank는 몇 기가 필요한가?
    • De-alcoholization 설비의 처리능력은 얼마여야 하는가?
    • 제품 저장탱크는 며칠치 생산량을 저장해야 하는가?
    • Packaging Line은 하루 몇 시간 운전해야 하는가?
    • 그리고 각각의 설비에는 어떤 Capacity Margin을 적용할 것인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Process Design의 시작입니다.

     

     

    생산능력은 공장의 크기를 결정한다

     

    프로젝트 초기에 생산능력을 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작업입니다.

     

    "하루 10톤 생산"이라는 숫자 하나가 정해지는 순간, 그 뒤에는 수많은 설계 조건이 따라옵니다.

     

    연간 생산량, 운전일 수, Batch Size, Cycle Time, Yield, 설비 Capacity, Utility 사용량, Storage Capacity 그리고 향후 증설 가능성까지 연결됩니다.

     

    따라서 생산능력 결정의 핵심은 단순히 큰 설비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원하는 생산량을 실제 플랜트가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시간과 물질의 흐름을 정량화하는 것입니다.

     

    Part 4에서는 공장의 "크기"를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이 공장을 어디에 지어야 하는가?"

     

    다음 편에서는 같은 3,000 ton/year의 공장이라도 부지 조건에 따라 설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Beer to Zero Project 연재 순서

     

    PART 1. 프로젝트의 시작 — 고객의 요구를 정의하다

     

    • Part 1. 고객사 요청 접수 - 프로젝트의 시작
    • Part 2.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User Requirement 정의
    • Part 3. 무알콜 맥주를 어디까지 만들 것인가 - Product Specification
    • Part 4. 하루에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 - 생산능력 결정
    • Part 5. 공장을 어디에 지을 것인가 - Site & Utility 검토
    • Part 6. 어떤 공정으로 알코올을 제거할 것인가 - Process Selection
    • Part 7. 맥주에서 알코올을 어떻게 제거하는가 - Dealcoholization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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