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공장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앞선 과정에서 이 공장이 무엇을 만들 것인지 정했고, 하루에 얼마나 생산할지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공장을 몇 시간 동안 운전할지, 정상적으로 운전할 때 어느 정도의 압력과 온도를 사용할지도 정했습니다. 이제 엔지니어에게 또 하나의 질문이 들어옵니다.“그런데 설비가 꼭 정상 운전조건까지만 견디면 되는 것 아닌가요?” 얼핏 보면 맞는 말처럼 들립니다. 예를 들어 어떤 배관의 정상 운전조건이 8 barg, 40℃라고 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배관도 8 barg, 40℃를 견디도록 설계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플랜트 설계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결정하지 않습니다. 공장은 항상 정상적인 상황에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밸브가 닫힐 수도 있고, 유체가 갇힐 수도..
앞선 글에서 우리는 공장의 설계 용량을 결정했습니다. “하루에 맥주 100톤을 생산한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또 하나의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 100톤을 어떤 조건에서 생산할 것인가? 공정을 설계한다고 해서 단순히 물질의 흐름과 장비의 종류만 정하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유체라도 20℃에서 운전하는지, 80℃에서 운전하는지에 따라 밀도와 점도, 증기압이 달라집니다. 압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 barg에서 운전하는 것과 10 barg에서 운전하는 것은 단순히 압력계의 숫자가 달라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배관의 크기와 두께, 장비의 설계압력, 펌프의 NPSH, 압축기의 요구 동력, 안전밸브 설정, 플랜지 등급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설계자는 공정의 각 지점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질문을 ..
앞선 Part 20에서는 Design Capacity를 결정했습니다. Beer to Zero Project의 목표 생산량은 하루 100톤입니다. 그러자 한 가지 질문이 남았습니다.“그런데 이 공장은 하루에 몇 시간이나 운전합니까?” 처음 들으면 너무 단순한 질문처럼 보입니다. “공장이니까 당연히 24시간 돌리는 것 아닌가?” 하지만 실제 플랜트 설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공장이 24시간 운전한다고 해서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생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기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고, 설비 점검을 위해 공장을 멈춰야 할 수도 있습니다. 공정 특성에 따라 Startup과 Shutdown에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Batch 공정이라면 생산과 생산 사이에 세척이나 준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생산능력은 하루 100톤입니다.” 프로젝트 초기 회의에서 고객이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처음 들으면 아주 간단한 요구사항처럼 보입니다. 하루 100톤을 생산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설계도 하루 100톤에 맞추면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엔지니어에게 100 ton/day라는 숫자는 설계의 결과가 아니라 설계의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하루 100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로 공장이 몇 시간 동안 운전되는지, 1년 중 며칠을 생산하는지, 정기보수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공정의 정상 운전률은 어느 정도인지, 향후 생산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숫자가 결정되는 순간부터 펌프의 유량, 배관의 Size, 열교환기의 Duty, 탱크의 용량, 압축기의 C..
공장을 설계하기 전에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무엇을 넣을 것인가?”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그래서 무엇이 나와야 하는가?” Beer to Zero Project가 이제 본격적인 설계 단계에 들어왔습니다. 앞선 Part 18에서는 Design Basis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Design Basis는 단순히 설계에 필요한 자료를 모아놓은 문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조건을 기준으로 공장을 설계할 것인지 결정하는 설계의 기준선(Baseline)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Design Basis에는 무엇이 들어갈까요? 가장 먼저 정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Feed와 Product입니다. 1. 공장을 설계하려면 먼저 입구와 출구를 알아야 한다 공장을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
프로젝트를 수주했습니다. 계약서에도 서명했고, 프로젝트의 Scope도 정했습니다. 비용과 일정도 어느 정도 확정되었습니다. 이제 엔지니어링 팀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 보입니다. “그럼 설계를 시작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막상 엔지니어들이 모여 앉으면 첫 번째 질문부터 막힙니다.“그래서 정확히 어떤 조건으로 설계하죠?” 생산량은 얼마인가?원료의 조성은 어떻게 되는가?제품의 품질은 어디까지 맞춰야 하는가?정상 운전 조건은 무엇인가?최대 운전 조건은?설비의 설계압력과 설계온도는?Utility는 어디까지 제공되는가?적용해야 할 Code와 Standard는 무엇인가?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정보 중 확정된 것은 무엇이고, 아직 가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이 질문에 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