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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방폭이란 무엇인가?
화학공장이나 가스 제조 플랜트에는 수소, 암모니아, 수소화합물, 탄화수소 등 다양한 가연성 물질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물질이 누출되면 공기와 혼합되어 폭발성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으며, 이때 전기설비에서 발생한 작은 스파크나 고온 표면이 점화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적용하는 기술이 바로 방폭(Explosion Protection)입니다.
방폭이란 폭발성 가스, 증기 또는 분진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점화로 인한 화재와 폭발을 예방하거나 그 영향을 제한하기 위한 설계·설비·운영상의 안전기술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방폭이 단순히 전기기기를 특수한 제품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연성 물질의 누출 가능성, 환기 조건, 위험장소 구분, 전기·계장기기의 선정, 배선 및 접지, 유지보수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소를 사용하는 공정에서 일반적인 전기 스위치를 설치하면 접점의 개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크가 점화원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위치의 위험장소 등급과 요구 조건에 적합한 방폭 또는 본질안전 설비를 선정해야 합니다.
방폭 설계의 핵심은 폭발성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을 평가하고, 그 분위기에 점화원이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2. 폭발은 어떤 조건에서 발생하는가?
폭발이 발생하려면 일반적으로 가연성 물질, 산소 등의 산화제, 점화원이 적절한 조건에서 존재해야 합니다. 이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 연소의 3요소입니다.
- 가연물: 수소, 메탄, 프로판 등의 가연성 가스나 증기
- 산화제: 일반적인 산업 환경에서는 공기 중 산소
- 점화원: 전기 아크, 스파크, 고온 표면, 정전기 방전 등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제거하거나 위험한 조건이 형성되지 않도록 관리하면 점화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실제 플랜트에서는 여기에 가연성 물질의 농도, 압력, 온도, 환기 상태 등의 조건도 함께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수소가 누출되더라도 공기 중 수소 농도가 해당 조건에서의 폭발범위보다 낮거나 높다면 그 혼합기체는 일반적으로 점화에 의한 폭발을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농도는 누출 지점과 주변 공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단순히 평균 농도만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산소가 존재하는 공정이라고 해서 항상 폭발성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연성 물질의 존재 여부와 농도, 공정 조건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방폭은 이러한 조건에서 특히 점화원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가연성 물질의 누출 자체를 방지하는 설계와 환기, 가스검지, 비상차단 등의 대책도 함께 적용해야 합니다.
3. 방폭은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는가?
방폭에는 여러 가지 보호 방식이 있습니다. 각 방식은 점화원이 폭발성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원리가 다릅니다.
3.1 내압방폭(Ex d)
내압방폭은 장비 내부에서 폭발이 발생하더라도 외함이 그 압력을 견디고, 내부 화염이 외부의 폭발성 분위기로 전파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내압방폭은 내부 폭발이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내부 폭발을 견디고 외부로 화염이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보호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적용 대상은 전동기, 접속함, 일부 계장기기 등입니다.
실무에서는 내압방폭 외함의 접합면이나 케이블 인입부가 중요한 관리 대상입니다. 제조사가 정한 접합면의 상태, 체결 조건, 케이블 글랜드 및 인입 방식이 적합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임의로 가공하거나 승인되지 않은 부품으로 교체하면 방폭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3.2 안전증 방폭(Ex e)
안전증 방폭은 정상 운전과 제조사가 규정한 조건에서 아크, 스파크 또는 과도한 온도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추가적인 안전 조치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단자함, 접속함, 특정 종류의 전동기 등에서 활용됩니다. 다만 모든 전기기기가 안전증방폭 방식으로 적합해지는 것은 아니며, 해당 장비의 구조와 인증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스 플랜트의 계장 단자함을 선정할 때에는 설치 구역의 위험도뿐 아니라 단자 수, 케이블 인입 방식, 온도 등급, 보호 수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3 본질안전방폭(Ex i)
본질안전은 전기회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적·열적 에너지를 제한하여, 규정된 조건에서 폭발성 분위기를 점화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압력 트랜스미터, 온도 트랜스미터, 유량계 신호회로 등 저에너지 계장회로에서 널리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가연성 가스를 취급하는 공정의 압력 트랜스미터에 본질안전 방식을 적용하면, 센서 회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한해 점화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다만 본질안전은 센서만 본질안전 제품으로 선정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장 기기, 배리어 또는 아이솔레이터, 전원 및 신호회로, 케이블의 전기적 특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적용되는 보호 수준에 따라 회로 구성과 설치 조건도 달라집니다.
3.4 압력방폭(Ex p)
압력방폭은 보호용 가스의 압력 또는 퍼지와 가압을 이용하여 폭발성 분위기가 외함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방식입니다.
일부 분석기 하우스, 전기실 내부 장비, 대형 전기설비 등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연성 가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구역에 일반적인 분석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면, 해당 장비를 적절한 보호 방식의 가압 외함에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압 상실 시 경보, 차단, 퍼지 절차 등은 적용 표준과 인증 조건에 따라 설계해야 합니다.
3.5 비점화방폭(Ex n 등)
비점화 보호 방식은 특정 조건에서 정상 운전 중 점화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구체적인 적용 가능 범위는 보호 방식의 종류, 장비 인증, 가스 환경 및 요구 보호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존 자료에서 Ex n 표기를 볼 수 있지만, IEC 60079 계열의 표준 체계와 최신 장비 인증에서는 보호 방식별 표기가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된 도면이나 장비 목록에 기재된 표기만 보고 현재 요구 조건에 적합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3.6 방폭 방식은 어떻게 선택하는가?
방폭 방식은 특정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항상 우수해서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험장소 구분, 가스 그룹, 온도 등급, 요구 보호 수준, 장비의 기능과 설치 환경에 따라 결정합니다.
| 보호 방식 | 핵심 원리 | 대표적인 검토 대상 |
| Ex d | 내부 폭발을 견디고 화염 전파 방지 | 전동기, 접속함 |
| Ex e | 점화원 발생 가능성을 추가적인 구조적 조치로 감소 | 단자함, 적합한 전동기 |
| Ex i | 회로의 전기적·열적 에너지 제한 | 계장 신호회로 |
| Ex p | 보호용 가스로 외함 내부 분위기 제어 | 분석기 하우스, 일부 전기설비 |
| Ex n 계열 | 정해진 조건에서 점화 위험을 줄이는 보호 방식 | 인증 범위에 해당하는 장비 |
※ 위 표는 대표적인 개념을 요약한 것입니다. 실제 장비 선정은 적용 표준의 최신 판본과 인증서에 기재된 조건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4. 방폭구역(Hazardous Area)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방폭 설계에서 가장 먼저 수행해야 할 작업 중 하나는 위험장소 구분(Hazardous Area Classification)입니다.
위험장소 구분은 가연성 가스, 증기 또는 분진에 의해 폭발성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과 지속 시간을 평가하여 장소를 분류하는 작업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설치 가능한 전기·계장기기의 보호 수준과 사양이 결정됩니다.
가스 및 증기 환경에서는 IEC 계열의 Zone 분류가 널리 사용됩니다.
4.1 Zone 0
폭발성 가스 분위기가 연속적, 장시간 또는 빈번하게 존재하는 장소입니다.
예를 들어 가연성 액체의 증기가 존재하는 밀폐된 공정 내부 등이 조건에 따라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분류는 공정 물질, 운전 조건, 내부 분위기 및 적용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4.2 Zone 1
정상 운전 중 폭발성 가스 분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장소입니다.
예를 들어 가연성 액체를 취급하는 설비의 일부 충전·배출 지점이나 밀폐 설비의 씰 주변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Zone은 누출원의 특성과 환기 조건을 평가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4.3 Zone 2
정상 운전 중 폭발성 가스 분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발생하더라도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입니다.
예를 들어 누출 가능성이 낮은 연결부 주변이나 환기가 확보된 특정 설비 구역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실외라는 이유만으로 Zone 2로 분류할 수는 없습니다.
| 구분 | 폭발성 가스 분위기의 존재 특성 |
| Zone 0 | 연속적·장시간·빈번하게 존재 |
| Zone 1 | 정상 운전 중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 |
| Zone 2 | 정상 운전 중 발생 가능성이 낮고, 발생하더라도 짧은 시간 동안 존재할 것으로 예상 |
위 구분은 가스 및 증기 환경에 대한 것입니다. 가연성 분진은 일반적으로 Zone 20, Zone 21, Zone 22 체계를 사용하므로 가스 구역과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위험장소 구분 결과는 단순히 구역 번호를 도면에 표시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구역의 범위와 높이, 누출원, 환기 조건, 적용한 분류 기준 등을 문서화해야 이후 전기·계장 설계와 검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5. 가스 그룹과 온도 등급은 왜 중요하는가?
위험장소가 Zone 1이라고 해서 모든 Zone 1용 장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한 구역에서도 취급 가스의 특성과 장비 표면 온도에 따라 요구되는 사양이 달라집니다.
5.1 가스 그룹(Gas Group)
가스 그룹은 가스의 점화 특성 등을 고려해 방폭기기의 적합성을 구분하는 기준입니다.
IEC 체계에서 가스 환경의 장비는 일반적으로 IIA, IIB, IIC 그룹으로 구분됩니다. IIC는 수소 및 아세틸렌 등과 관련된 가장 엄격한 가스 그룹에 해당하며, IIB는 에틸렌 등, IIA는 프로판 등과 관련됩니다.
실무에서는 가스 그룹을 임의로 추정하기보다 프로젝트의 물질 목록과 위험장소 구분 자료, 해당 표준 및 장비 인증서를 근거로 선정해야 합니다.
5.2 온도 등급(Temperature Class)
온도 등급은 방폭기기의 최대 표면 온도가 가스의 점화 특성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 온도 등급 | 최대 표면 온도 |
| T1 | 450°C |
| T2 | 300°C |
| T3 | 200°C |
| T4 | 135°C |
| T5 | 100°C |
| T6 | 85°C |
예를 들어 T4 기기의 최대 표면 온도는 규정된 조건에서 135°C입니다. 해당 장비를 선정할 때는 취급 가스의 점화온도와 장비의 인증 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온도 등급은 주변 온도나 공정 유체의 운전 온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장비의 표면 온도와 관련된 분류입니다.
5.3 실제 장비 선정 예시
수소를 취급하는 공정 구역에 압력 트랜스미터를 설치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설계자는 단순히 제품 카탈로그에서 '방폭형'이라는 표시만 확인해서는 안 됩니다. 최소한 다음 항목을 확인해야 합니다.
- 위험장소 구분 결과에 적합한 보호 방식과 보호 수준
- 수소에 적합한 가스 그룹
- 요구되는 온도 등급
- 현장 주변 온도 및 기타 설치 조건
- 전원·신호 방식과 본질안전회로 적용 여부
- 인증서의 적용 범위 및 설치 조건
- 케이블 글랜드, 배선 방식, 접지 및 검사 요구사항
이 항목들이 모두 적합해야 해당 위치에 설치할 수 있는 장비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6. 방폭 설계는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진행하는가?
실제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방폭 설계는 전기팀만의 업무가 아닙니다. 공정 설계에서 시작해 배치, 기계, 계장, 전기, 안전 및 시공 분야와 연결됩니다.
6.1 공정 설계: 위험 물질과 누출 가능성 확인
먼저 공정에서 사용하는 가연성 물질의 종류, 유량, 압력, 온도, 상(기체·액체), 누출 가능 지점을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수소 공급 라인, 가연성 용매 탱크, 가스 충전 설비 등이 있다면 정상 운전뿐 아니라 시동·정지, 배출, 퍼지, 정비 상황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작성되는 물질 목록, PFD, P&ID, 설비 배치 자료 등은 위험장소 구분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6.2 위험장소 구분: Zone과 범위 결정
누출원과 환기 조건을 분석하여 위험장소의 종류와 범위를 결정합니다. 필요에 따라 가스의 방출 특성, 환기 효과, 실내·실외 조건, 주변 구조물 등의 영향을 검토합니다.
위험장소 구분은 가스의 존재 가능성과 환기 등 여러 조건에 좌우되므로, 경험에만 의존해 일정 반경을 일괄 적용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6.3 전기·계장 설계: 장비 사양 반영
위험장소 구분 결과를 전기·계장 설계에 반영합니다.
대표적인 산출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Hazardous Area Classification Drawing
- Electrical Equipment List
- Instrument Index 및 Instrument Datasheet
- Cable Schedule 및 Cable Routing
- 방폭기기 인증 및 사양 검토 자료
- 접지·본딩 및 검사 관련 도면과 문서
이 단계에서는 각 장비의 설치 위치와 인증 조건이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공정 구역에 설치되는 모터, 조명, 접속함, 압력 트랜스미터가 서로 다른 보호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각각의 인증 조건을 만족할 수 있습니다.
6.4 시공 및 시운전: 설치 상태 확인
설계가 적절하더라도 시공 과정에서 잘못된 케이블 글랜드를 사용하거나, 내압방폭 접합면을 손상하거나, 승인되지 않은 부품으로 교체하면 방폭 성능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치 후에는 기기의 명판과 인증서, 케이블 인입부, 접지, 배선, 외함 상태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에 따라 초기 상세검사와 관련 표준에서 요구하는 검사 절차를 적용합니다.
시운전 이후에도 정기적인 점검과 변경관리(MOC)가 필요합니다. 설비 변경으로 누출원이나 환기 조건이 달라졌다면 위험장소 구분을 재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7. 실무 사례: 수소 압력 트랜스미터를 설치한다면?
수소 공급 배관의 압력을 측정하기 위해 트랜스미터를 설치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공정 설계자는 압력 범위, 설계 압력, 운전 온도, 접속 규격 및 측정 정확도를 검토합니다. 그러나 이 조건만으로 장비 선정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첫째, 설치 지점이 위험장소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수소가 사용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주변 공간을 동일한 Zone으로 지정할 수는 없습니다. 누출 가능성, 누출원, 환기 조건 등을 근거로 구역을 분류해야 합니다.
둘째, 구역에 맞는 보호 방식을 선정해야 합니다. 본질안전 방식을 적용한다면 트랜스미터뿐 아니라 배리어 또는 아이솔레이터, 전원, 케이블을 포함한 회로 전체의 적합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셋째, 수소에 적합한 가스 그룹과 온도 등급을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에 방폭 인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수소 환경에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넷째, 현장 설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케이블 인입부, 단자 연결, 접지, 외함 및 인증 조건을 확인하고, 본질안전회로라면 회로 구성과 배선 조건이 설계대로 구현되었는지도 검증해야 합니다.
이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방폭은 단순한 제품 구매가 아니라 공정 조건과 위험장소 구분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 설계입니다.
8. 방폭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국제표준
방폭 설계를 수행할 때는 국내 법령과 적용 대상 설비의 기술기준, 국제표준 및 인증 조건을 구분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8.1 국내 법령과 인증
국내 산업현장에서는 적용 대상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령,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관련 고시 및 한국산업표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방폭구조 전기기기의 안전인증과 설치·검사 요구사항은 장비의 종류와 적용 법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방폭기기를 구매할 때는 단순히 IECEx 또는 ATEX 인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설치 요건을 충족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국내에서 요구하는 안전인증, 인증 범위, 설치 조건 및 현장 적용 요건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8.2 IEC 60079 시리즈
IEC 60079 시리즈는 폭발성 분위기에서 사용하는 전기기기와 관련된 대표적인 국제표준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표준이 있습니다.
- IEC 60079-0: 폭발성 분위기용 전기기기의 일반 요구사항
- IEC 60079-10-1: 가스 폭발성 분위기의 위험장소 구분
- IEC 60079-10-2: 분진 폭발성 분위기의 위험장소 구분
- IEC 60079-14: 전기설비의 설계, 기기 선정 및 설치
- IEC 60079-17: 전기설비의 검사 및 유지보수
각 표준의 적용 범위와 판본은 프로젝트의 계약 조건 및 관련 규정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8.3 IECEx와 ATEX
IECEx는 폭발성 분위기용 장비와 관련된 국제 인증 체계입니다. ATEX는 유럽연합에서 폭발성 분위기와 관련된 장비 및 작업장 안전을 규율하는 법적 체계와 관련됩니다.
두 체계는 모두 방폭 설비 검토에서 중요하지만, 동일한 제도는 아닙니다. 인증 체계별 요구사항과 적용 지역이 다르므로 장비의 인증서와 실제 설치 국가의 법적 요건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9. 방폭 설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실수
실무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방폭 인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장비를 선정하는 것입니다. 위험장소 구분, 가스 그룹, 온도 등급 및 보호 수준이 설치 조건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수소나 가연성 가스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장소를 동일한 Zone으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위험장소 구분은 누출원, 누출 가능성, 환기 조건 및 관련 기준을 바탕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셋째, 장비 본체만 확인하고 케이블 인입부를 간과하는 것입니다. 케이블 글랜드와 배선 방식 역시 해당 방폭 구조 및 인증 조건에 적합해야 합니다.
넷째, 시공 이후의 변경을 관리하지 않는 것입니다. 장비 교체, 배관 변경, 환기설비 변경, 신규 누출원 추가 등은 위험장소 구분과 방폭 설계의 재검토가 필요한지 판단해야 하는 변경사항입니다.
다섯째, 방폭을 폭발 예방의 유일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누출 방지, 환기, 가스검지, 비상차단, 정전기 관리, 점화원 통제 및 비상대응 등 다른 안전대책과 함께 적용해야 합니다.
10. 방폭은 장비 선정이 아니라 위험관리 시스템
방폭은 폭발성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는 장소에서 전기·계장기기 등의 점화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핵심 안전기술입니다.
올바른 방폭 설계를 위해서는 먼저 공정에서 취급하는 물질과 누출 가능성을 파악하고, 위험장소 구분을 수행한 뒤, Zone·가스 그룹·온도 등급·보호 방식에 적합한 장비를 선정해야 합니다. 이후 설치, 검사, 유지보수 및 변경관리까지 일관되게 수행해야 합니다.
특수가스 제조 플랜트에서는 수소와 같은 가연성 가스뿐 아니라 다양한 공정 물질과 운전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방폭은 전기 엔지니어만의 업무가 아니라 공정 설계, 배관·기계, 계장, 전기 및 안전 분야가 협업해야 하는 엔지니어링 과제입니다.
결국 방폭 설계의 핵심은 '방폭형 제품을 사용했는가?'라는 질문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위치의 위험을 올바르게 평가했으며, 선정한 설비가 실제 설치 조건에서도 요구되는 안전성을 유지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진정한 방폭 설계의 출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방폭과 내압방폭은 같은 의미인가요?
아닙니다. 방폭은 폭발 위험을 예방하거나 그 영향을 제한하는 여러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내압방폭(Ex d)은 그중 하나로, 외함 내부의 폭발을 견디고 외부로 화염이 전파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보호 방식입니다.
Q2. Zone 1과 Zone 2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Zone 1은 정상 운전 중 폭발성 가스 분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장소입니다. Zone 2는 정상 운전 중 발생 가능성이 낮고, 발생하더라도 짧은 시간 동안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입니다. 실제 구분은 관련 표준에 따른 위험장소 구분 결과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Q3. 수소를 사용하는 장소에는 반드시 IIC 방폭기기를 사용해야 하나요?
수소는 IEC 방폭 분류에서 IIC 가스 그룹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수소 환경에 설치하는 장비는 해당 위험장소와 보호 방식에 적합하고, 수소에 대해 유효한 인증 범위를 갖추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실제 설계에서는 장비의 전체 인증 표기와 적용 조건을 검토해야 하며, 가스 그룹만으로 적합성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Q4. 방폭기기만 설치하면 폭발을 예방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방폭기기는 점화 위험을 관리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가연성 물질의 누출 자체를 막거나 폭발성 분위기의 형성을 완전히 방지하는 모든 기능을 수행하지는 않습니다. 누출 방지, 환기, 가스검지, 비상차단, 정전기 관리 등 다른 안전대책과 함께 적용해야 합니다.
Q5. 방폭 설계는 어느 단계에서 수행해야 하나요?
기본설계 단계에서 공정 물질과 누출 가능성을 파악하고 위험장소 구분의 기초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후 상세설계에서 방폭구역 도면과 전기·계장기기 사양에 반영하고, 시공·시운전 단계에서 설치 상태와 인증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운전 중에도 변경관리와 정기검사를 수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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