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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정은 설계대로 움직이고 있는가?

     

    맥주를 무알코올 제품으로 전환하는 공정의 설계가 거의 마무리되었습니다. PFD를 통해 공정의 흐름을 정의했고, P&ID에는 배관과 밸브를 배치했습니다. 장비 데이터시트, Pipe Sizing, Hydraulic Calculation, Control Valve Sizing, PSV Design까지 검토하면서 플랜트를 실제로 건설하기 위한 상세설계가 구체화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설계한 공정이 실제로 어떻게 운전되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맥주에서 알코올을 제거하기 위해 가열과 증발을 이용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가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증류탑 내부의 압력이 적절한지, 냉각수가 충분히 공급되는지, 제품이 목표 온도에 도달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면 운전자는 공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설비를 직접 확인하거나 추가적인 측정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Instrumentation, 즉 계장입니다.

     

    계장은 공정의 압력, 온도, 유량, 레벨과 같은 물리적 변수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운전자가 확인하거나 제어 시스템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그러나 계장 설계는 단순히 압력계와 온도계를 필요한 위치에 설치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어떤 변수를 측정해야 하는지, 어느 위치에서 측정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정확도가 필요한지, 측정값을 경보와 제어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이번 Part 51에서는 Beer to Zero Project를 바탕으로 Instrumentation Design의 기본 개념과 주요 계기의 종류, 계장 설계의 핵심 검토 항목을 살펴보겠습니다.

     

     

    2. Instrumentation이란 무엇인가?

     

    Instrumentation은 공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변수를 측정하고, 그 정보를 이용해 공정을 감시하거나 제어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계측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공정 플랜트에서 사용하는 계기는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측정 변수 영문 명칭 대표적인 계기 주요 목적
    압력 Pressure Pressure Transmitter 압력 감시 및 제어
    온도 Temperature Temperature Transmitter 가열·냉각 상태 확인
    유량 Flow Flow Transmitter 원료 및 유틸리티 유량 확인
    레벨 Level Level Transmitter 탱크 및 용기의 액위 확인
    분석값 Analytical Variable pH, Conductivity, Analyzer 제품 및 공정 상태 분석

     

    각 계기는 단순히 숫자를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측정값은 운전자가 공정 상태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며, 제어 시스템에 연결되면 밸브나 펌프 등의 작동을 조절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냉각기 출구의 온도가 설정값보다 높아졌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온도계가 현장에 표시만 된다면 운전자가 직접 확인하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반면 온도 측정값이 제어 시스템에 전달되고 냉각수 조절밸브와 연결되어 있다면, 제어 시스템이 설정된 제어 로직에 따라 냉각수 유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계장은 공정의 상태를 확인하는 기능과 공정의 운전을 제어하는 기능을 연결합니다.

     

    다만 모든 계기가 자동 제어에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계기는 현장 확인용으로 사용되고, 어떤 계기는 운전 감시용으로 사용되며, 또 다른 계기는 제어 또는 안전 기능을 수행합니다. 계장 설계에서는 이러한 목적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계기는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가?

     

    Instrumentation Design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필요한 측정 변수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계기를 먼저 선정하고 설치 위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이 정상적으로 운전되기 위해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Beer to Zero Project의 주요 공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3.1 압력(Pressure): 공정의 압력 상태를 확인한다

    압력은 증류탑, 열교환기, 펌프 토출 배관, 저장탱크 등 다양한 설비에서 중요한 운전 변수입니다.

     

    특히 증발과 증류를 이용하는 공정에서는 압력에 따라 액체의 끓는점과 기액평형 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압력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목표 공정 조건을 유지하는 데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PI(Pressure Indicator): 압력을 현장에서 표시합니다.
    • PT(Pressure Transmitter): 압력을 측정해 제어 시스템 등으로 전달합니다.
    • PIC(Pressure Indicating Controller): 압력을 표시하고 제어 기능을 수행합니다.
    • PDT(Pressure Differential Transmitter): 두 지점 사이의 차압을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증류탑 상부 압력을 PT로 측정하고 PIC를 통해 응축기 냉각 조건이나 압력 조절밸브를 제어하도록 구성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제어 대상은 공정 구성과 제어 철학에 따라 결정됩니다.

     

    또한 증류탑 하부와 상부의 압력 차이를 측정하면 내부 트레이나 충전물에서 발생하는 압력 손실의 변화를 감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차압 증가가 곧바로 특정 고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유량과 운전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압력을 측정하는 것만으로 과압이 자동으로 방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압력 감시와 제어, 경보 및 PSV와 같은 압력 방출장치는 각각의 목적에 따라 검토해야 합니다.

     

    3.2 온도(Temperature): 열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

    온도는 가열, 냉각, 증발, 응축 등 열이 관여하는 거의 모든 공정에서 중요한 변수입니다.

     

    무알코올 맥주 생산 공정에서는 제품의 가열 온도와 증발 조건, 응축기 출구 온도, 냉각수 공급 및 회수 온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TI(Temperature Indicator): 온도를 현장에서 표시합니다.
    • TT(Temperature Transmitter): 온도를 측정해 제어 시스템으로 전달합니다.
    • TIC(Temperature Indicating Controller): 온도를 표시하고 제어 기능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가열기 출구의 맥주 온도를 TT로 측정하고 TIC를 통해 스팀 조절밸브를 제어하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제품 온도가 설정값보다 낮으면 스팀 공급을 늘리고, 설정값보다 높으면 스팀 공급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실제 제어 방향과 동작은 밸브의 작동 방식, 제어 로직 및 고장 시 안전 상태에 맞춰 설계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온도 측정 위치입니다.

     

    열교환기 입구 온도만 측정하면 가열 전 조건은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출구 온도가 목푯값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공정의 목적에 따라 입구와 출구 온도를 각각 측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배관에 온도계를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정의 성능 평가, 제어, 이상 감지에 필요한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계장 설계입니다.

     

    3.3 유량(Flow): 필요한 물질이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가?

    유량은 공정에 투입되거나 공정에서 배출되는 물질의 양을 확인하는 변수입니다.

     

    원료 맥주, 스팀, 냉각수, 세정액, 질소와 같은 유체는 공정의 목적에 따라 유량 측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FI(Flow Indicator): 유량을 표시합니다.
    • FT(Flow Transmitter): 유량을 측정해 제어 시스템으로 전달합니다.
    • FIC(Flow Indicating Controller): 유량을 표시하고 제어 기능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냉각수 유량이 부족하면 응축기의 열 제거 능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때 냉각수 유량을 측정하면 단순히 응축기 출구 온도만 확인하는 것보다 원인 분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량은 생산량 확인과 물질수지 검토에도 활용됩니다. 원료 투입량과 제품 생산량, 폐기 및 회수량을 비교하면 공정의 물질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량계를 선정할 때는 측정 범위뿐 아니라 유체의 특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액체인지 기체인지, 점도가 높은지, 기포나 고형물이 포함되는지에 따라 적합한 측정 방식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전자식 유량계는 일반적으로 전기 전도성을 가진 액체에 적합하며, 코리올리스 유량계는 적용 조건에 따라 질량유량을 직접 측정할 수 있습니다. 차압식 유량계는 차압과 유체 특성 등을 이용해 유량을 산출합니다.

     

    따라서 유량계는 단순히 배관 구경만 보고 선정하는 장비가 아닙니다.

     

    3.4 레벨(Level): 탱크와 용기의 액위는 적절한가?

    레벨은 탱크나 용기 내부에 저장된 액체의 높이를 의미합니다.

     

    Beer to Zero Project에서는 원료 저장탱크, 중간 저장탱크, 제품 탱크, 공정 용기 등에 레벨 계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LI(Level Indicator): 액위를 표시합니다.
    • LT(Level Transmitter): 액위를 측정해 제어 시스템으로 전달합니다.
    • LIC(Level Indicating Controller): 액위를 표시하고 제어 기능을 수행합니다.
    • LSH(Level Switch High): 설정된 높은 액위에서 스위칭 신호를 발생시킵니다.
    • LSL(Level Switch Low): 설정된 낮은 액위에서 스위칭 신호를 발생시킵니다.

    예를 들어 저장탱크의 레벨이 높아지면 유입 유량을 줄이거나 유입밸브를 닫도록 제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탱크의 레벨이 낮아지면 펌프의 공회전이나 후속 공정의 공급 부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LT와 같은 연속 측정 계기와 LSH, LSL 같은 스위치형 계기는 기능이 다릅니다. 스위치형 계기는 특정 조건에서 신호를 발생시키며, 연속적인 액위값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탱크 형상, 액체의 밀도, 거품 발생 여부, 압력과 온도 조건에 따라 적합한 레벨 측정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3.5 분석 계기(Analyzer): 물리적 조건만으로 제품 품질을 알 수 있는가?

    압력, 온도, 유량, 레벨이 정상이라고 해서 제품의 품질까지 반드시 정상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무알코올 맥주 생산 공정에서는 최종 제품의 알코올 함량이 중요한 품질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의 규격과 품질관리 계획에 따라 알코올 함량 분석, pH, 전도도 등 분석 계기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IP(Clean-in-Place) 세정 공정에서는 세정액의 전도도를 활용해 세정액의 농도나 헹굼 상태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도도는 온도와 용액의 조성 등에 영향을 받으므로, 전도도만으로 모든 세정 상태를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알코올 함량 역시 일반적인 온도계나 유량계만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값이 아닙니다. 공정 조건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것과 실제 제품을 분석해 확인하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온라인 분석기를 설치할 수도 있지만, 모든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분석기의 정확도와 응답 시간, 시료 채취 방식, 유지보수 비용, 실제 품질관리 요구사항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4. P&ID에서 계기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앞선 Part 44에서는 공정의 배관과 계장 정보를 P&ID에 표현하는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Part 51에서는 그 도면에 표시된 계기가 실제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공정 플랜트에서는 계기의 명칭과 기호를 일관되게 표현하기 위해 ISA-5.1과 같은 표준을 활용합니다. ISA-5.1은 계측 및 제어 기능을 도면에서 식별하고, 엔지니어와 운전자가 동일한 의미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입니다.

     

    대표적인 계기 태그의 첫 글자는 일반적으로 측정 변수를 나타냅니다.

     

    태그 일반적인 의미 기능
    PT Pressure Transmitter 압력을 측정하고 신호를 전달
    TT Temperature Transmitter 온도를 측정하고 신호를 전달
    FT Flow Transmitter 유량을 측정하고 신호를 전달
    LT Level Transmitter 레벨을 측정하고 신호를 전달
    PIC Pressure Indicating Controller 압력 표시 및 제어
    TIC Temperature Indicating Controller 온도 표시 및 제어
    FIC Flow Indicating Controller 유량 표시 및 제어
    LIC Level Indicating Controller 레벨 표시 및 제어

     

    위 표는 기본적인 태그 해석을 위한 예시입니다. 실제 태그의 의미와 표기 방법은 적용하는 표준의 판본, 프로젝트의 계장 표기 기준 및 도면 범례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P&ID에 TT가 표시되어 있다면 단순히 온도를 측정하는 계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계기가 현장에 설치되는지, 제어실에서 값을 확인하는지, 어떤 제어 로직과 연결되는지까지 모두 태그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계장 설계에서는 P&ID와 함께 Instrument Index, Instrument Datasheet, I/O List, Control Narrative, Loop Diagram 등의 문서를 연계해 검토합니다.

     

     

    5. 측정값은 어떻게 실제 제어로 이어지는가?

     

    계장 설계의 핵심은 측정값을 확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측정값을 공정 운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정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자동 제어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정 변수 → 센서 및 계기 → 제어 시스템 → 제어밸브 또는 장비 → 공정 변화

     

    예를 들어 가열기 출구 온도를 제어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1. 온도 센서가 가열기 출구의 온도를 감지합니다.
    2. TT가 측정값을 제어 시스템에 전달합니다.
    3. TIC가 측정값과 설정값의 차이를 비교합니다.
    4. 제어 시스템이 스팀 조절밸브에 필요한 제어 신호를 보냅니다.
    5. 스팀 유량이 조절되고 가열기 출구 온도가 변화합니다.
    6. 변화한 온도를 다시 측정하면서 설정값에 가까워지도록 제어합니다.

    이처럼 측정값을 바탕으로 공정의 상태를 조절하는 방식을 Feedback Control이라고 합니다.

     

    다만 제어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해서 공정 변수가 항상 설정값에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센서의 측정 오차, 제어밸브의 응답 특성, 공정의 지연 시간, 외란 등 다양한 요소가 제어 성능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Instrumentation Design은 제어 시스템의 기능뿐 아니라 계기의 응답 특성과 측정 범위, 설치 위치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6. 계장 설계에서 반드시 검토해야 할 항목

     

    계기를 선정할 때는 측정 변수만 결정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운전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값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6.1 측정 범위(Range)

    계기는 예상되는 최소·정상·최대 운전 조건을 고려해 측정 범위를 선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배관의 정상 압력이 3 barg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측정 범위를 선정할 때는 정상 운전값뿐 아니라 기동과 정지, 운전 변동, 예상되는 압력 상승 조건도 검토해야 합니다.

     

    측정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면 필요한 운전 구간에서 측정 분해능이나 표시 해상도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범위가 지나치게 좁으면 정상적인 운전 변동이나 예상 가능한 과도 상태에서 측정 범위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측정 범위와 정확도는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측정 범위가 적절하다고 해서 해당 계기의 정확도까지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닙니다.

     

    6.2 정확도(Accuracy)와 응답 시간(Response Time)

    정확도는 측정값이 실제값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나타내는 성능 특성입니다. 응답 시간은 공정 변수가 변화했을 때 계기가 그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반영하는지와 관련됩니다.

     

    온도가 천천히 변화하는 대형 저장탱크와 압력이 빠르게 변할 수 있는 공정 설비는 요구되는 계기 성능이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급격한 공정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경우에는 계기 자체의 응답 시간뿐 아니라 신호 처리, 제어 시스템의 주기, 최종 제어 요소의 응답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6.3 공정 조건과 재질 적합성

    계기는 공정 유체와 접촉하거나 고온, 저온, 진동, 부식성 환경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항목을 확인해야 합니다.

     

    • 공정 유체의 성상과 부식성
    • 설계 압력 및 설계 온도
    • 접액부 재질과 가스켓의 적합성
    • 배관 연결 방식과 설치 공간
    • 진동, 습기, 주변 온도 등 환경 조건
    • 세정 및 유지보수 요구사항

    특히 위생적인 생산 환경이 필요한 식품 및 음료 공정에서는 접액부의 위생 설계, 세정 가능성, 데드레그 방지 등도 중요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이러한 요구사항은 모든 계기와 모든 공정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설비의 용도와 위생 기준에 따라 결정됩니다.

    6.4 신호와 제어 시스템의 연결

    계기를 선정했다면 해당 계기의 신호가 어디로 전달되고 어떤 기능에 사용되는지 정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4–20 mA 아날로그 신호를 사용하는 계기는 제어 시스템의 적절한 입력 채널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통신을 사용하는 계기는 적용 프로토콜과 시스템 호환성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Instrument Index, I/O List, Instrument Datasheet, Loop Diagram 등의 문서를 작성하거나 갱신합니다.

     

    또한 신호 단선, 계기 고장, 통신 장애가 발생했을 때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고장 시 동작은 계기의 용도와 위험성 평가, 제어 철학에 따라 결정해야 하며, 모든 계기에 동일한 Fail-safe 동작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7. Alarm과 Interlock은 어떻게 다른가?

    계장 설계에서 자주 혼동하는 개념이 Alarm과 Interlock입니다.

     

    Alarm은 운전자에게 비정상적인 상태를 알려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반면 Interlock은 미리 정의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특정 장비의 작동을 제한하거나 정해진 동작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탱크 레벨이 높아지면 H Alarm을 발생시켜 운전자에게 주의를 줄 수 있습니다. 레벨이 더 상승해 넘침 위험이 커지는 경우에는 설계된 로직에 따라 유입밸브를 닫도록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제어 로직과 안전 계장 기능은 구분해야 합니다. 인명이나 설비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위험성 평가를 통해 필요한 보호 기능을 정의해야 하며, 해당 기능이 안전 계장 시스템(SIS)에 해당하는 경우 IEC 61511 등 관련 기준에 따른 설계와 검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고압 경보와 PSV는 동일한 기능이 아닙니다. 경보는 운전자에게 상태를 알리고, PSV는 설정된 조건에서 압력을 방출해 과압으로부터 설비를 보호하는 기계적 보호장치입니다.

     

    따라서 계장 설계에서는 각 기능의 목적과 독립성, 고장 시 동작, 시험 및 유지보수 요구사항을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8. Instrumentation Design의 최종 결과물

     

    계장 설계는 계기 태그를 P&ID에 표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설계한 계기가 실제로 구매되고 설치되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문서를 서로 일치시켜야 합니다.

     

    주요 문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문서 주요 내용
    P&ID 계기의 위치, 태그, 배관 및 제어 연결 관계
    Instrument Index 프로젝트에 포함된 계기의 목록과 기본 정보
    Instrument Datasheet 측정 범위, 성능, 공정 조건, 재질 및 사양
    I/O List 제어 시스템과 연결되는 계장 신호 목록
    Control Narrative 제어 기능과 운전 로직에 대한 설명
    Instrument Loop Diagram 계기와 제어 시스템 사이의 연결 및 배선 정보
    Hook-up Drawing 계기 설치 방식, 연결 부품 및 세부 설치 정보
    Alarm & Interlock List 경보 조건과 인터록 기능 및 설정값

     

    프로젝트의 규모와 계약 범위에 따라 문서의 명칭과 구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문서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성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계되어야 합니다. P&ID에는 존재하지만 Instrument Index에는 누락된 계기가 있거나, Datasheet와 I/O List의 태그가 서로 다르다면 구매, 설치, 시운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세설계 단계에서는 계장 문서 간 일관성을 확인하고, 변경 사항이 발생하면 관련 문서에도 동일하게 반영해야 합니다.

     

     

    9. 계장 설계의 핵심은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얻는 것이다

     

    지금까지 Beer to Zero Project를 통해 Instrumentation Design의 기본 개념을 살펴보았습니다.

     

    계장은 공정의 상태를 측정하고, 그 정보를 제어와 운전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입니다. 압력계, 온도계, 유량계, 레벨계와 분석 계기는 각각 서로 다른 변수를 측정하며, 계기의 선정과 설치 위치는 공정의 목적과 운전 조건에 따라 결정됩니다.

     

    좋은 계장 설계는 모든 위치에 많은 계기를 설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상 운전 상태를 확인하고, 공정의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며, 필요한 제어와 보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측정 정보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또한 측정값을 신뢰하려면 계기의 범위와 정확도, 응답 시간, 재질 적합성, 신호 연결, 유지보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계장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공정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전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보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계기의 종류와 수량, 설치 위치, 제어 시스템과의 연결 관계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 Part 52에서는 이렇게 측정한 정보를 실제 공정 운전에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Control Philosophy를 살펴보겠습니다. 계기가 무엇을 측정하는지 정의했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측정값이 변할 때 공정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게 됩니다.

     

     

    Beer to Zero Project 연재 순서

     

    PART 5. Detailed Engineering — 공정을 실제 플랜트로 바꾸다

     

    • Part 44. PFD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P&ID
    • Part 45. 장비 하나를 설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 Equipment Datasheet
    • Part 46. 배관은 몇 인치로 해야 하는가 - Pipe Sizing
    • Part 47. 배관에서 압력은 얼마나 떨어지는가 - Hydraulic Calculation
    • Part 48. 밸브는 어떻게 선정하는가 - Valve Selection
    • Part 49. Control Valve의 크기는 어떻게 결정하는가 - Cv Sizing
    • Part 50. 압력이 올라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 - PSV Design
    • Part 51. 계기는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가 - Instrumentation
    • Part 52. 공장은 어떻게 자동으로 움직이는가 - Control Philosophy
    • Part 53. 전기는 얼마나 필요한가 - Electrical Load
    • Part 54. 장비를 실제 공간에 배치하다 - Plot Plan & Layout
    • Part 55. 배관을 실제 공간에 연결하다 - Piping Layout
    • Part 56. 모든 설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가 - Interdisciplinary Design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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