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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1. 프로젝트에는 얼마가 필요한가 - Project Cost Estimation
21세기 따봉이 2026. 9. 3. 11:20목차
앞선 글에서 우리는 하나의 중요한 질문에 답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
그 답이 바로 Project Scope였습니다.
공정설계는 어디까지 수행하는지, 장비는 어디까지 공급하는지, 기존 설비와 신규 설비의 경계는 어디인지, 시운전과 성능시험은 누가 담당하는지까지 하나씩 선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Scope를 정하고 나니 또 하나의 질문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면 도대체 얼마가 필요한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바로 Project Cost Estimation입니다.
1. Scope를 정했으면 이제 가격을 붙여야 한다
Beer to Zero Project의 고객과 Scope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맥주 생산공장에 무알코올 맥주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새로운 공정설비가 필요하고,
- Process Equipment
- Tank
- Pump
- Heat Exchanger
- Piping
- Instrumentation
- Electrical
- Utility
- Building 및 Civil Work
- Installation
- Commissioning
등 여러 분야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묻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이 프로젝트를 하는 데 얼마가 필요합니까?”
여기서 엔지니어가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장비 가격을 알아보고 다 더하면 되겠지.”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 Cost Estimation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주요 장비 10대의 가격이 각각 1억 원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장비 가격만 보면 총 10억 원입니다. 그렇다면 프로젝트 비용도 10억 원일 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장비를 구매하려면 운송해야 하고, 현장에 설치해야 합니다.
장비와 장비를 연결하는 Piping이 필요하고, 밸브와 계기가 필요합니다.
전기를 공급해야 하고 Control System도 필요합니다.
기존 설비와 연결하기 위한 Tie-in 작업도 필요합니다.
필요하다면 Building이나 Foundation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Commissioning과 Performance Test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즉,
Project Cost는 장비 가격의 합계가 아니라, Scope를 실제 시설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전체 비용입니다.
이것이 Project Cost Estimation의 출발점입니다.
2. Cost Estimate의 첫 번째 원칙 - Scope가 먼저다
앞선 Part 10에서 Scope를 중요하게 다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Cost는 Scope의 함수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공장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Scope가 달라지면 Cost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무알코올 맥주 생산설비를 만들어 주세요.”
이 한 문장만 가지고는 Cost Estimate를 제대로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는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생산능력은 얼마인가?
- 기존 공정을 활용하는가?
- 신규 설비를 설치하는가?
- 기존 Utility를 사용할 수 있는가?
- Utility 증설이 필요한가?
- 건물을 새로 건설하는가?
- 기존 Building을 사용하는가?
- 전기 및 계장 시스템은 어디까지 포함하는가?
- DCS/PLC는 신규 구축하는가?
- 설치공사는 누가 수행하는가?
- 시운전은 누가 수행하는가?
- Performance Test까지 계약범위에 포함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달라지면 Cost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Cost Estimation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견적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Scope를 다시 확인하는 것입니다.
3. Cost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그렇다면 실제로 Project Cost는 어떤 항목으로 구성될까요?
프로젝트마다 Code of Account와 Cost Breakdown Structure는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① Equipment Cost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비용입니다. 예를 들어,
- Tank
- Pump
- Heat Exchanger
- Compressor
- Dryer
- Filter
- Skid Package
등의 구매비용입니다. 공정산업에서는 주요 Equipment의 사양과 수량이 Cost Estimate의 중요한 입력값이 됩니다.
② Piping Cost
Equipment만 구매한다고 공장이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Equipment와 Equipment를 연결해야 합니다. 따라서,
- Pipe
- Valve
- Fitting
- Flange
- Specialty Item
- Pipe Support
- Insulation
등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특히 초기 Estimate에서는 Piping을 단순히 “장비 가격의 몇 %”로 계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 Piping MTO(Material Take-Off)를 기반으로 보다 상세하게 산정할 수 있습니다.
③ Instrumentation & Control Cost
공정설비에는 계측과 제어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 Flow Meter
- Pressure Transmitter
- Temperature Element
- Control Valve
- Analyzer
- PLC/DCS
- Control Panel
- Cable
- Junction Box
등이 비용에 포함됩니다. 무알코올 맥주 공정이라면 온도, 압력, 유량뿐만 아니라 공정 특성에 따라 농도나 품질 관련 계측기까지 필요할 수 있습니다.
④ Electrical Cost
Equipment가 있어도 전원이 없으면 운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 Transformer
- MCC
- Switchgear
- Cable
- Cable Tray
- Lighting
- Grounding
- Electrical Installation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기존 공장에 신규 설비를 설치하는 Project라면 기존 전력계통의 여유용량이 중요한 Cost Driver가 될 수 있습니다.
⑤ Civil & Structural Cost
신규 Equipment를 설치한다고 해서 장비만 구매하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Tank나 Package Equipment를 설치하기 위한 Foundation이 필요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구조물이나 Building 증설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 Foundation
- Steel Structure
- Building
- Equipment Support
- Road
- Drain
- Excavation
등도 검토해야 합니다.
⑥ Construction & Installation Cost
여기서 많은 초보자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장비를 사는 것과 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비용입니다.
Equipment를 현장으로 가져와서,
- Unloading
- Rigging
- Erection
- Piping Installation
- Electrical Installation
- Instrument Installation
- Insulation
- Painting
등을 수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구매비용만 가지고 Project Cost를 판단하면 실제 비용과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그러면 Engineering Cost는 어디에 들어갈까?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는 설비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설비를 설계하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Engineering Cost도 별도로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Process Engineering
- Mechanical Engineering
- Piping Engineering
- Electrical Engineering
- Instrumentation & Control Engineering
- Civil & Structural Engineering
- Safety Engineering
- Project Management
등의 Engineering Man-Hour와 관련 비용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Engineering도 Scope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Equipment Package 하나를 설치하는 프로젝트와 신규 Plant 전체를 설계하는 프로젝트의 Engineering Cost가 같을 수 없습니다.
5. 결국 Cost Estimate는 WBS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실제 Project에서는 Cost를 관리하기 위해 WBS(Work Breakdown Structure) 또는 Cost Breakdown Structure를 활용합니다.
Beer to Zero Project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대략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Beer to Zero Project
│
├─ 1. Engineering
│ ├─ Process
│ ├─ Mechanical
│ ├─ Piping
│ ├─ Electrical
│ ├─ Instrument
│ └─ Civil/Structural
│
├─ 2. Equipment
│ ├─ Tank
│ ├─ Pump
│ ├─ Heat Exchanger
│ └─ Package Equipment
│
├─ 3. Piping
│ ├─ Pipe
│ ├─ Valve
│ ├─ Fitting
│ └─ Installation
│
├─ 4. Electrical
│ ├─ MCC
│ ├─ Cable
│ └─ Installation
│
├─ 5. Instrumentation
│ ├─ Instruments
│ ├─ Control Valve
│ └─ PLC/DCS
│
├─ 6. Civil & Structural
│
├─ 7. Construction
│
└─ 8. Commissioning
이렇게 나누어야 각각의 비용을 추정하고 나중에 실제 프로젝트 비용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즉,
Cost Estimate는 단순히 숫자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Scope를 Cost Breakdown Structure로 변환하는 작업입니다.
6. 모든 Cost Estimate가 같은 수준의 정확도를 갖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이 견적은 얼마나 정확한가?”
프로젝트 초기에 고객이 “얼마짜리 프로젝트냐”라고 물었을 때, 아직 P&ID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최종 계약금액 수준의 정확한 숫자를 요구한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프로젝트의 정의 수준 자체가 낮기 때문입니다.
AACE International은 공정산업의 Cost Estimate를 프로젝트 정의 수준에 따라 Class 5에서 Class 1까지 구분합니다. Class 5는 프로젝트 정의가 가장 낮은 초기 단계이고, Class 1로 갈수록 프로젝트 정의가 구체화되고 견적도 상세해집니다.
쉽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Estimate Class | 프로젝트 정의 수준 | 일반적인 목적 |
| Class 5 | 0~2% | Concept Screening |
| Class 4 | 1~15% | Feasibility / Study |
| Class 3 | 10~40% | Budget / Authorization |
| Class 2 | 30~75% | Control / Bid |
| Class 1 | 65~100% | Check Estimate / Tender |
AACE의 분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설계가 몇 % 끝났느냐”가 아닙니다.
프로젝트를 정의하는 주요 정보와 Engineering Deliverable이 얼마나 구체화되어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7. 초기 견적은 왜 오차가 클까?
예를 들어 프로젝트 초기에 다음과 같은 정보만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생산능력 100,000 ton/year
기존 공장 활용
신규 공정 추가
이 정도 정보로는 정확한 Project Cost를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어떤 Equipment를 사용할 것인지, Piping Size는 얼마인지, Utility Capacity가 충분한지, Electrical Capacity가 충분한지, Building을 증설해야 하는지, Installation을 어떻게 할 것인지, 기존 설비와 어떤 방식으로 Tie-in 할 것인지 등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초기 Estimate는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이 큽니다.
AACE 자료에서도 초기 단계인 Class 5와 Class 4는 프로젝트 정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넓은 정확도 범위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범위는 기술 복잡도, 유사 프로젝트 데이터의 품질, 프로젝트 정의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초기 견적이 부정확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초기 견적을 최종 견적처럼 사용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8. “10억짜리 프로젝트입니다”라는 말의 함정
고객과 협상하는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고객이 말합니다.
“비슷한 공장은 10억 정도 들었다고 하던데요.”
여기서 우리는 바로 10억을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먼저 질문해야 합니다.
“무엇이 포함된 10억입니까?”
Equipment만 포함된 것인지, Engineering이 포함된 것인지, Installation이 포함된 것인지, Electrical과 Instrumentation이 포함된 것인지, Civil Work가 포함된 것인지, Commissioning이 포함된 것인지, VAT가 포함된 것인지, 그리고 언제의 가격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과거 프로젝트의 비용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위험합니다.
동일한 Capacity라도 Site Condition, Utility 조건, Material Specification, Equipment Specification, 설치 조건 등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Cost Estimate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어떤 Scope와 Assumption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는가입니다.
9. 그래서 필요한 것이 Basis of Estimate다
여기서 중요한 문서가 하나 등장합니다. 바로 Basis of Estimate, BOE입니다.
BOE는 단순히 “프로젝트 비용은 100억 원이다”라고 적어놓은 문서가 아닙니다.
그 100억 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는 문서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Basis of Estimate
Project Scope
- 신규 De-alcoholization System 설치
- Product Tank 3기 신규 설치
- 기존 Utility Header 연결
Included
- Equipment Procurement
- Piping
- Instrumentation
- Electrical
- Installation
- Commissioning
Excluded
- Main Building Expansion
- Off-site Utility Expansion
- Owner's Existing Facility Modification
Cost Basis
- Vendor Budgetary Quotation
- Historical Project Data
- Engineering Quantity Estimate
- Unit Rate
Assumptions
- Existing Utility Capacity Available
- Existing Building Structure Adequate
- Normal Working Hours
- No Major Ground Improvement Required
Contingency
- Project Risk에 따른 별도 반영
이렇게 해야 나중에 고객이
“왜 비용이 이렇게 많이 나왔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설명할 수 있습니다.
DOE의 Cost Estimating Guide 역시 Cost Estimate에는 비용 산정의 근거와 가정 등을 문서화한 Basis가 중요하며, Escalation과 Contingency 역시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10. Contingency는 “대충 잡아놓은 돈”이 아니다
Cost Estimate에서 자주 등장하는 또 하나의 단어가 있습니다.
Contingency.
쉽게 말하면 프로젝트에 존재하는 불확실성과 예상치 못한 비용을 어느 정도 반영하기 위한 금액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흔한 오해가 있습니다.
“견적이 불안하니까 그냥 10% 붙이면 되는 것 아닌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Contingency는 프로젝트 Risk와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기존 설비의 상태가 불확실하다.
- Underground Condition을 정확히 모른다.
- 신규 Technology를 적용한다.
- Long Lead Equipment의 가격 변동성이 크다.
- 기존 설비와의 Tie-in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 Construction Schedule이 촉박하다.
이런 Risk가 많다면 비용의 불확실성도 커집니다.
따라서 Contingency 역시 Risk와 연결해서 판단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DOE 역시 Contingency는 프로젝트 Risk Analysis를 기반으로 산정하고 그 근거를 문서화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11. Escalation과 Contingency는 다르다
여기서 하나 더 구분해야 합니다.
Escalation과 Contingency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26년 현재 Equipment 가격이 10억 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실제 구매되는 시점이 2028년이라면 물가와 원자재 가격 등의 변화로 실제 구매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시간에 따른 가격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 Escalation입니다.
반면,
“기존 지하 배관 상태를 확인해 보니 교체가 필요할 수도 있다.”
와 같은 프로젝트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것이 Contingency에 해당합니다.
둘은 발생 원인이 다릅니다.
따라서 Cost Estimate에서 둘을 구분해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DOE 가이드에서도 Escalation은 시간에 따른 장비·자재·인건비 등의 가격 상승을 반영하는 항목으로, Contingency는 불완전한 설계나 프로젝트 불확실성 및 Risk에 대응하기 위한 항목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12. 다시 Beer to Zero Project로 돌아가보자
이제 우리의 Beer to Zero Project로 돌아가겠습니다.
앞선 과정에서 우리는
- Customer Requirement
- User Requirement
- Product Specification
- Production Capacity
- Site Condition
- Battery Limit
- Feasibility
- Process Selection
- Project Scope
까지 결정했습니다.
이제 드디어 비용을 계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Cost Estimate를 다음과 같이 만들었다고 해보겠습니다.
| Cost Item | Budgetary Estimate |
| Engineering | 3억 |
| Equipment | 25억 |
| Piping | 10억 |
| Instrumentation | 5억 |
| Electrical | 4억 |
| Civil & Structural | 3억 |
| Construction | 8억 |
| Commissioning | 2억 |
| Base Cost | 60억 |
여기에 프로젝트의 Risk와 가격 변동 등을 검토하여 필요한 항목을 추가합니다.
그러면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제시할 Project Budget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 숫자 자체가 아닙니다.
이 숫자는 Beer to Zero Project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가상의 예시입니다.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Vendor Quotation, Historical Cost Data, Quantity Take-Off, Unit Rate, Engineering Man-Hour 등 프로젝트에 맞는 근거를 사용해야 합니다.
13. Cost Estimate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문서가 아니다
여기서 Cost Engineer와 Project Engineer가 반드시 이해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Project Cost Estimate는 한 번 만들어놓고 끝나는 숫자가 아닙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초기에는
“약 60억 정도의 프로젝트로 예상됩니다.”
라고 했다가, Process가 결정되고 Equipment List가 만들어지면
“약 65억 수준입니다.”
가 될 수 있습니다. P&ID와 Layout이 구체화되고 Vendor Quotation이 확보되면
“약 68억입니다.”
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세설계와 구매가 진행되면서 실제 계약금액이 확정됩니다. 즉,
Project Cost Estimate는 프로젝트의 성숙도에 따라 점점 숫자가 구체화되는 과정입니다.
AACE의 Cost Estimate Classification 역시 이러한 개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프로젝트 정의 수준이 낮은 Class 5에서 시작하여 프로젝트가 구체화될수록 Class 4, 3, 2, 1으로 발전하는 구조입니다.
14. 가장 위험한 Cost Estimate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프로젝트에서 가장 위험한 견적은 틀린 견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확해 보이는 틀린 견적
이 가장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아직 P&ID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Project Cost = 63.72억 원
이라고 적어놓으면 굉장히 정확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50억이 될 수도 있고 80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숫자를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표현한다고 해서 Estimate가 정밀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왜 63.72억 원인가?입니다.
- 어떤 Equipment 가격을 사용했는지,
- 어떤 Piping Quantity를 적용했는지,
- 어떤 Labor Rate를 적용했는지,
- 어떤 Scope를 포함했는지,
- 어떤 Scope를 제외했는지,
- 어떤 Risk를 반영했는지,
그리고 현재 Estimate가 어느 정도의 Project Definition 수준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15. 결국 Cost Estimation은 숫자가 아니라 “가정의 관리”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습니다.
대신 엔지니어는 모르는 것을 가정으로 만들고, 그 가정을 문서화하고,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가정을 하나씩 실제 데이터로 바꾸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Pump 3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였다면, Process Design 이후에는
“Pump 3대, 각각 50 m³/h, 5 barg 조건”
으로 구체화됩니다. 그리고 Vendor Quotation을 받은 뒤에는
“해당 사양의 실제 구매가격 1.2억 원”
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바로 Cost Estimate가 발전하는 과정입니다.
16. 프로젝트를 수주하려면 “얼마짜리인가”보다 “왜 그 금액인가”가 중요하다
Beer to Zero Project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고객이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그래서 총 얼마입니까?”
이제 우리는 단순히 숫자 하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확정된 Project Scope를 기준으로 Engineering, Equipment Procurement, Construction 및 Commissioning까지 포함한 비용을 산정했습니다. 주요 Equipment는 Budgetary Quotation을 기반으로 하고, Piping과 Installation은 현재 설계 수준에서 산정했습니다. 기존 Utility Capacity는 충분하다는 것을 전제로 했으며, Building Expansion은 Scope에서 제외했습니다. 또한 현재 프로젝트 정의 수준에서 확인되지 않은 Risk에 대해서는 별도의 Contingency를 반영했습니다.”
이 설명이 가능하다면 Cost Estimate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계약을 위한 하나의 기술적 근거가 됩니다.
17. Scope → Cost → Contract
앞선 Part 10에서는
“우리가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
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Part 11에서는
“그 일을 하기 위해 얼마가 필요한가?”
를 결정했습니다. 이 두 가지는 결국 계약과 연결됩니다.
Scope가 Cost를 만들고, Cost가 Contract Price를 만듭니다.
그리고 Contract Price가 결정되면 다음 질문이 등장합니다.
“그 프로젝트를 언제까지 끝낼 수 있는가?”
아무리 좋은 Scope를 만들고 정확한 Cost Estimate를 작성했다고 해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1년이 필요한데 고객이 6개월 안에 완공을 요구한다면 계약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에서는 시간을 계산해야 합니다.
이번 글의 핵심 정리
Project Cost Estimation은 장비 가격을 더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 Scope를 먼저 정의한다.
- Scope를 WBS/Cost Breakdown으로 분해한다.
- Equipment, Piping, Electrical, Instrument, Civil, Construction, Engineering 등의 비용을 산정한다.
- Vendor Quotation, Historical Data, Quantity Take-Off, Unit Rate 등 근거를 확보한다.
- Estimate의 성숙도와 정확도 수준을 판단한다.
- Escalation과 Contingency를 프로젝트 Risk에 맞게 반영한다.
- 모든 가정과 Exclusion을 Basis of Estimate에 기록한다.
- 프로젝트가 구체화될수록 Cost Estimate를 업데이트한다.
결국 좋은 Cost Estimate란 가장 정확해 보이는 숫자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를 기준으로, 왜 이 금액이 필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는 견적을 만드는 것.
그것이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서 Cost Estimation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Beer to Zero Project 연재 순서
PART 2. 프로젝트를 수주하다 — 설계하기 전에 계약부터
- Part 9.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가 - Technical Feasibility
- Part 10. 어디까지 우리가 해야 하는가 - Project Scope 설정
- Part 11. 프로젝트에는 얼마가 필요한가 - Project Cost Estimation
- Part 12. 언제까지 만들어야 하는가 - Project Schedule
- Part 13. 무엇이 프로젝트를 망칠 수 있는가 - Project Risk Review
- Part 14. 엔지니어가 견적을 만드는 방법 - Engineering Man-hour
- Part 15. 기술제안서에는 무엇을 담는가 - Technical Proposal
- Part 16. 결국 계약이 필요하다 - Commercial & Contract
- Part 17. 프로젝트 수주 - 이제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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